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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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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나는 어쩌다 푸른 바다를 떠나 "그래 그랬겠지. 바닷가에 서면 멀리 섬들이 보였는데, 나는 그때 그렇게 이상했던 거야. 섬들은 대체 어떻게 물 위에 떠 있을까 가라앉지도 않고. 그래서 난 때로는 바닷속으로 깊이 잠겨 보기도 했었어. 처음에는 코를 막아야 했지만 그 다음에는 꽤 오래도록 잠수할 수도 있었지. 그 파란 남해의 물 속에 잠기면 아주 따뜻하고 안온하거든. 검고 푸른 해초들이 종아리에 부드럽게 엉기고, 맑은 날이면 무수히 수면을 통과해 부서져 내리던 햇살들. 가끔씩 방파제 멀리로 은빛 비늘을 무수히 반짝이며 고등어떼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는데, 살아 있는 고등어떼를 본 일이 있니?" "아니." "그것은 환희의 빛깔이야. 짙은 초록의 등을 가진 은빛 물고기떼. 화살처럼 자유롭게 물 속을 오가는 자유의 떼들, 초록의 등을 ..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 그래도 예전에는 홈피에 글도 쓰고 해서 나름 생각의 정리라는 걸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냥 하루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 싶다. 특별히 우울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행복해하는 정도? 잡문 나부랭이 쓰던 시절이 그리워서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이 마음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지만.
빌리 밥 숀튼 씨네21에 빌리 밥 숀튼에 관한 단신이 나왔길래, 예전에 봤던 영화 한 편이 생각나서 인물정보를 클릭해봤다. . 꽤 오래 전에 나다에서 봤던 것 같은데, 빌리 밥 숀튼이 담배 피우던 모습이 무척이나 멋지게 느껴졌던 영화였다. 한편의 부조리극 같던 영화도 매력적이었지만, 숀튼의 모습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화에서 숀튼을 유혹해서 결국 파멸로 이끌어 가는 소녀가 있었는데, 관련 기사를 읽다가 그 소녀가 스칼렛 요한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칼렛 요한슨. 에서는 왠지 여신 이미지라 별 매력이 안 느껴졌는데, 에서 보고는 예쁘고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구할 데 어디 없을까나. DVD도 품절이고, 어둠의 경로에서도 안 보이던데. 빌리 밥 숀튼과 스칼렛 요한슨이 다시 보고 싶어진다. 더불어 영..
비생산적인 낙서 - 커트 보네거트의 『갈라파고스』를 읽고 있다. 작년에 읽었던 『저 위의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나봐』를 읽고 꽤나 감명을 받았기에 읽기 전부터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한 것 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이다. 너무 얘기가 산만하다는 느낌도 들고, 이야기 전개가 좀 느리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저 위의 누군가가...』에서 보여줬던 인간 세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보노라면 감탄스러울 뿐이다. 보네거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 세계의 불행 중 대부분은 너무 크고, 너무 발달한 인간의 두뇌 때문이 아닐까라고 우리에게 물어보고 있다. 물론 작가가 그런 점들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무릎을 딱 칠 만한 구절이 많다. 하지만 보네거트의 소설에서 그런 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아마도 인간 세계의 불합..
축구 이야기 - 대략 두 달 전부터 팀원들과 점심 먹고 나서 남는 시간에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축구를 하기 전에는 농구를 했더랬는데, 날씨가 추워지니 공 잡을 때 손 시렵다고 축구로 종목을 바꿨다. 농구할 때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함께하지 않았는데, 축구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기에 나가기 시작했다. 친구한테 얼마전에 점심시간에 축구한다고 했더니 하는 말이.. 다른 사람들이 운동한다고 하면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데, 니가 한다고 하니 상상이 안 된다;; 내 주위 사람들 대부분 저렇게 생각할 거 같다. 어렸을 때도 애들이랑 어울려서 운동을 했던 기억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아주 가끔 친구들에게 끌려가서 농구를 했던 기억 정도? 어쨌거나 축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 골도 넣고~ 축구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